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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cqjvq 2023. 6. 10. 16:51

이 책은 2015년 여름에 읽고선 -장영희 교수님의 팬이라 이 분이 쓰신 책은 모두 읽고 소장한다- 꼭 리뷰 형식의 글을 쓰려 했지만,- 나름의 장교수께 보내는 오마주라 여겼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제야 써 본다.  오래오래 빚진 책이다.  매번 봄뿐 아니라, 어떤 게절에 읽어도 아름다운 울림이 있다. 이 책을 펴 내신 이 해인 수녀님- 이 세분은 누구나 부러워할 우정을 나눈 절친들이시다- 의  당신과 함게라면 나는 언제나 봄날입니다 라는 헌사처럼, 모든 페이지마다 글귀마다 봄을 가득 담고 있다. 정말 아름답다는 말밖에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유감이다. 영미시 29편을 1월 부터 12월까지 각 달에 맞는 내용으로 골라 2-3편씩 들려준다. 영어원문 그대로  소개 한 후, 옆 페이지에 한국말로 번역된 전문을 실었다. 각 시에 대한 장교수님의 유려한 감상과 사유가 싯구의 언어적 아름다움을 몸소 느기게 해 주고, 시 마다의 이미지를 더욱 더 시적poetic으로 살려준다. 위트의 대가이셨던 김점선 화가의 귀여우면서도 화려한 그림들이 원문-번역시-장교수님의 해설에 금상첨화의 날개를 한 번 더 달아준다. 이 시인들보다, 이 시상보다 더 아름답게 우리네의 삶을 노래할 수 있을까? 행복 , 웃음,사랑,삶 등 긍정적인 모토의 글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겨 애틋한 저녁, 아쉬움, 기다림, 상처, 후회, 눈물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더 가득하다. 실제의 삶이 그럴 수 있듯이. 그러나, 사실 행복을 찬란하게 노래하는 순간보다, 행복하지 못하여 아련히 다가오는 삶의 몸부림을 보듬어가는 싯구들이 더욱 깊이 다가온다. If life were always merry,Our souls would seek relief,And rest from weary laughterIn the quiet arms of grief삶이 언제나 즐겁기만 하다면우리 영혼은 차라리 슬픔의 고요한 품 속허탈한 웃음에서 휴식을 찾을 겁니다.헨리 밴 다이크의 <하늘에는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IfAall the Skies Were Sunshine)> 중. 본책 p.110-111 세상은 사랑하기 딱 좋은 곳여기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Earth s the right place for love:I don t know where it s likely to go better:( ......)로버트 프로스트의 <자작나무(Birches)> 중. 본책 116-117쪽 때때로 보다는 더 자주, 망연자실케하는 삶의 변덕에 맞서서 흔들림없는 사랑 을 노래한다. 슬픔과 절망도 아연질색하고 도망쳐버릴 만큼 이들의 삶에 대한 사랑 은 꿋꿋하다. 장영희교수와 김점선 시인 역시 생전의 삶, 특히 이 세상과 이별을 고하게 한 질병속에서도 사랑 을 믿고 노래했다. 이 책의 글과 그림 하나하나마다 이 두분의 삶에 대한 애정이 절절하게 스며있다. 어쨌든 사랑 으로 단단히 굳은 삶의 방식이었다. 이 책을 펴내신 이해인 수녀님 또한삶으로 언어로  사랑 을  너무나 잘 보여주시는 분이 아니던가!? 팍팍하다고 말하는 세상달콤함과 낙관보다 거북스러움과 비관이 우세하기 쉬운 매일의 삶속에서, 27명의 시인(에즈라 파운드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는 2편씩 실려있다)을 노래에 가만 귀기울여 본다. 장교수님의 섬세한 목소리와 김화가님의 발랄한 붓자국이 이끄는 사랑 의 여정을 총총 따라 나선다. 이들 모두 괜찮아. 잘 하고 있잖아! 라고 엄지척을 들여보이며, 언제나 나의 서포터즈 가 되어 준다.   

마음의 잔에 담긴 절망과 슬픔을 지혜와 평화, 기쁨으로 바꿀 수 있다면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다살아 있는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삶의 축복과 희망에 대해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장영희 교수. 그의 5주기를 맞아, 한 일간지에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1년간 연재되었던 120편의 칼럼 중 계절에 관한 시 29편을 담아 책으로 엮었다. 청춘이 아름다운 것은 이제 곧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봄도 그러하지요. 하지만 봄이 지나고 오는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든 화려하고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습니다. 365일 하루도 같지 않은 날들. 사실 매일매일이 선물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장영희 교수는 어느 계절도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고, 매일매일이 소중한 하루라고 말한다. 청춘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청춘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의 내 계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우리 삶의 계절 또한 지금 이 순간의 계절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니 지나간 시간에 연연할 것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서는 영문학도가 아니어도 누구나 가슴으로 읽을 수 있는 영미시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장영희 교수의 섬세한 감수성과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해설을 함께 읽노라면 그 감동이 배가된다. 1년 열두 달 삶에 관한 선물 같은 메시지를 천천히 마음으로 음미하는 동안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의 글 책 속에서 피어나는 그리움_이해인

January
사랑과 행복의 종 울려라 〈우렁찬 종소리여 울려 퍼져라〉 _앨프리드 테니슨
복 받을 준비 되어 있나요? 〈새해 생각〉 _램 P. 바르마

February
봄을 기다리는 애틋한 저녁 〈2월의 황혼〉 _새러 티즈데일
운명에 맞서 보라 〈서풍에 부치는 노래〉 _퍼시 비시 셸리
삶을 채우는 건 작은 아름다움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_메리 R. 하트먼

March
3월님, 잘 지내셨나요 〈3월〉 _에밀리 디킨슨
이제 두 팔 벌려 너를 맞으리 〈봄 노래〉 _로버트 브라우닝
행운보다 소중한 행복 〈네 잎 클로버〉 _엘라 히긴슨

April
웃고도 싶고 울고도 싶은 4월 〈4월에〉 _앤젤리나 웰드 그림크
꽃 피는 봄을 영원히 볼 수 있다면 〈나무 중 제일 예쁜 나무, 벚나무〉 _A. E. 하우스먼

May
청순한 푸름의 계절, 5월 〈5월은……〉 _모드 M. 그랜트
빗물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데이지꽃처럼 〈연금술〉 _새러 티즈데일

June
청춘을 닮은 싱그러운 계절 〈인생은 아름다워라! 6월이 오면〉 _로버트 S. 브리지스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새빨간 장미〉 _로버트 번스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뎌야 〈바람 속에 답이 있다〉 _밥 딜런

July
네 가슴 숨은 상처 보듬을 수 있다면 〈만약 내가……〉 _에밀리 디킨슨
그대 만난 뒤 내 삶은 눈떴네 〈생일〉 _크리스티나 로세티

August
계절은 이렇게 깊어 가는데 〈찻집〉 _에즈라 파운드
삶이 늘 즐겁기만 하다면 〈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_헨리 밴 다이크

September
오늘은 나머지 삶의 첫날 〈자작나무〉 _로버트 프로스트
성숙한 사랑의 모습이란 〈사랑에 관한 시〉 _로버트 블라이
돌아오지 않을, 가버린 날들의 행복 〈부서져라, 부서져라, 부서져라〉 _앨프리드 테니슨

October
움켜쥐어도 결국은 흘러갈 것을 〈10월〉 _토머스 베일리 올드리치
삶에는 수백 갈래 길이 있지만 〈가지 못한 길〉 _로버트 프로스트

November
가을 잎새에 눈물 떨어지듯 〈낙엽은 떨어지고〉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_칼 윌슨 베이커

December
옳은 것 옳게 하는 당신 〈크리스마스 종소리〉 _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하얀 눈덩이, 알고 보니 오줌싸개 〈눈덩이〉 _셸 실버스타인
겨울같이 차가운 세상을 살더라도 〈눈사람〉 _월러스 스티븐스
또 하나의 선물 시가 지친 마음 쉬게 할 수 있다면